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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생각/스포츠

[대전 시티즌] 5경기만에 쏘아올린 희망

by anyJ 2015. 4. 11.

대전시티즌은 내외적으로 크게 흔들리며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작년까지 시티즌을 잘 이끌었던 전임 사장의 퇴임과 구단주인 대전 시장의 당선 무효 소송과 그가 내린 신임 사장의 선임

 

겨울 이적시장 동안의 지지부진한 계약과 더불어 좋지 않은 소문들이 시티즌을 감싸고 돌았다.

[괴짜생각/스포츠] - [대전시티즌] 승부 조작 관련 선수 영입은 구단의 역사를 잊은 것이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대전시티즌의 어센틱 유니폼을 주문한 구매자들은 세번째 홈경기가 열릴 때까지 유니폼을 받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 리그 패치까지 붙여주지 않아 경기장으로 가거나 번거롭게 반송해서 부착해야 했다.]

 

상황이 악화 일로로 치닫자 대전의 다섯번째 경기이자 세번째 홈경기인 울산과의 결전에 대전 팬들은 회의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울산은 리그 1등 팀이고 대전은 리그 꼴지에 승점마저 없는 말 그대로 "답이 없는 상태" 였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조진호 감독은 "초반 4경기에 승부를 걸 것!" 이라며 지난해 K리그 챌린지 우승 팀다운 포부를 보였고

 

대전 팬들도 불안한 시즌의 시작이었지만 조진호 감독이라면 해낼 것이라며 기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승격의 주역이던 안영규 선수는 광주로 이적하고 대전 원정에서 골까지 기록했다. (사진 출처 : 조선일보 뉴스)]

 

기대했던 초반 4경기에서 대전은 정말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수비, 미드필더, 공격에 이르기까지 만족할 만한 구석은 없었다.

 

앞서 지적되었던 문제들을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채 4연패, 1득점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대전은 리그 1위 울산 현대를 만나게 되었다.

 

지난 광주 전처럼 대전을 떠난 임창우에게 골을 얻어 맞지 않을까 대전팬들은 씁쓸한 걱정거리를 안고 경기장으로 향할 정도였다.

 

[2014년 대전에 임대되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임창우 (사진 출처 : 울산 현대 홈페이지)]

 

하지만 4경기를 치른 대전은 공격적으로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자각하고 한껏 움츠렸다.

 

상대가 리그 1위인 울산이기도 하거니와 현재의 대전의 자원으로 공격전개가 어려움을 인정한 것이다.

 

포메이션도 굉장히 수비적인 5-4-1형태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선발라인업을 작성하였다.

 

 

사싸

 

아드리아노 김종국, 안상현 서명원

(황지웅)                      (황인범)

 

김기수 김상필 윤신영 윤준성 조원득

 

박주원

 

 

대전은 포메이션의 변화와 함께 이전 경기와는 다르게 몇가지 차별화를 두었다.

 

1. 골리 교체

오승훈이라는 대전의 새로운 주전 골키퍼는 앞선 4경기에서 많은 실점을 햇지만 대전 팬들은 그렇게 크게 골키퍼를 비난하진 않았다.

 

대전의 수비가 형편없음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조진호 감독은 지난해 서브 키퍼로 기량을 끌어올린 박주원을 선발로 기용하였고

 

박주원은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와의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괜찮은 활약을 보였다.

 

수비적으로 운영한 대전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만 민첩함과 빠른 상황판단, 수비 리딩으로 대전의 골대를 잘 지켰다.

 

하지만 공중볼 처리와 킥을 보완해야할 점으로 보인다.

 

2. 자기에 맞는 옷을 입은 선수들

안상현 선수는 전남으로 이적한 대전 승격의 주역 정석민 선수를 대체할 자원으로 영입되었다.

 

실제로 리그 초반 4경기에서 그는 정석민의 자리로 들어가 팀의 공격 빌드를 책임지는 볼 배급을 맡았지만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진 못했다.

 

하지만 안상현의 위치와 역할이 바뀌면서 안상현은 자신이 대전에 올 수 있었던 능력을 입증했다.

 

볼 키핑보다는 드리블 혹은 거친 몸싸움으로 공을 따내면서 적극적으로 양쪽의 윙백 (김기수, 조원득) 그리고 김종국에게 공을 연결하였다.

 

김기수와 조원득은 양쪽 윙백으로서 다른 팀에 비해 비교적 약한 허리라인을 지원해줌과 동시에 공격의 실마리를 만들어내며 활약했다.

 

3. 아드리아노의 변신

초반 4경기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서 대전을 이끌었던 아드리아노는 몸싸움에 밀리면서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윙포둬드에 가깝게 선발 출장한 울산 전은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때때로 최전방으로 올라와 상대에게 혼란을 주며 열심히 움직였다.

 

사싸가 몸싸움으로 자리를 지키며 버티는 동안 서명원, 아드리아노에게 공이 연결되는 식으로 변화한 것인데

 

최고의 장점은 아드리아노가 굴러오는 공을 받을 수 있게 역할이 조정된 것이다.

 

물론 그가 오늘 보인 활약중 머리로 만들어낸 활약을 빼놓을 순 없지만 골키퍼가 차낸 공을 머리로 받기엔 무리가 있는 선수임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싸가 지키고 아드리아노가 공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며 괜찮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희망은 봤지만 대전이 갈길은 멀다. 어디까지나 승점 1점일 뿐 강등을 면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곳이 남았다.

 

그것은 바로 얇은 선수층이다. 무엇보다도 오늘 울산전에서도 선수들의 다리에 쥐가 올라오자 교체를 해야 할 정도로

 

서브 선수들의 기량이 주전 선수들의 기량에는 아직 못 미치는 편이다. 이는 챌린지보다 많은 일정을 치뤄야 하는 클래식에서는 크나큰 문제이다.

 

 

리그의 5경기만에 승점을 얻은 대전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수비적으로 임하겠다며 다가올 서울과의 경기를 예고 했다.

 

리그 상위권 공격력으로 평가되는 마쓰다를 제외한 주전 선수들이 포진한 울산을 상대로 1실점으로 막았다는 것과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으로 평가되는 울산을 상대로 1득점을 했다는 것은 대전이 챌린지 리그 우승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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