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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생각/개인의 취향

[생존기] 냉동 닭가슴살 스테이크

by anyJ 2015. 3. 14.

20대 막장 당신이 만약 집에서 6개월 이상 논 백수이고 TV시청을 꾸준히 해왔다면 요리를 시작하기 좋은 나이이다.

 

또한 당신의 가정에 어머님이나 여자 형제가 꼭 있다면 냉동실엔 잊혀진 닭가슴살 하나쯤은 있을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 닭가슴살이 2달 정도 묵혀졌다는게 확인되는 순간 당신은 이 닭가슴살을 먹을수 있다는 신호다.

 

하지만 우리는 오랜 백수생활에 집에서 남는 재료들을 활용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집에 남는 재료만 이용해서 닭가슴살을 먹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얼어붙은 닭가슴살을 내놓고 적당히 따뜻한 물에 해동한다. 물에 직접 넣어서 해동해도 상관없으며

 

단단하게 달라붙은 닭가슴살이 떨어질 정도로 해동하면 된다.

 

그리고 집에 남아있는 아무 술이나 부어놓고 닭가슴살이 반즈음 오게 담근다. 그리고 소금과 후추로 간 한다.

 

담근 닭가슴살은 한쪽당 한 설거지(약 5~8분)할 동안 담그고 뒤집고 또 소금 후추로 간한다.

 

 

 

 

그러는 동안 펜에는 기름을 넉넉하게 붓고 예열을 시켜준다. 시험삼아 던진 물방을이 바싹 튀길정도로 해주자.

 

 

 

펜은 아마 엄청 달궈졌을 테니 그냥 재 놓은 닭가슴살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참 쉽다. 그런데 엄청난 양의 기름이 튀니 불 조절을 하기 귀찮다면 뚜껑 덮기를 추천한다.

 

 

사진에 나오진 않았지만 풍미를 더하기 위해 마늘을 3개 정도 넣는다. 본인은 알마늘?을 좋아해서 냉동된 마늘을 30초 해동 뒤 3개를 통째로 넣었다.

 

익히는 법은 최현석 셰프가 했던 "누룽지 론"에 입각해 바싹바싹하게 인내심을 갖고 4번 정도 뒤집으며

 

겉이 잘 익었다 싶으면 펜에 남는 기름을 수저로 닭가슴살 위에 뿌려주며 속까지 익도록 신경써줘야 한다.

 

 

완성이다. 하지만 소스가 남았는데 만들기 귀찮으니 1달전 즈음에 시켜먹었던 치킨 데리야키 소스를 전자레인지에 10초 데워서 쓰면 된다.

 

취향에 따라 같이 온 맛소금에 찍어 먹어도 좋다. 조금 형편이 넉넉하면 견과류를 갈아 넣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건 닭집에서 시킨 소스랑 같이 먹는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알뜰살뜰한 방법인가!

 

 

혹시나 집에 이런게 남아있지 않다면 미래를 기약하며 오늘 닭을 시켜먹자고 해도 되는 좋은 방법이다.

 

닭은 언제나 먹어도 질리지 않고 누구든 좋아하기 때문이다. 물론 데리야키 소스를 사수해야 하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그리고 먹었으면 정말 잘치워야 한다. 안치우면 비난이 음식에 남게 되어 뒷맛이 씁쓸해지기 때문이다.

 

묵혔던 닭가슴살과 데리야키 소스를 먹으며 만족감과 달성감을 느꼈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한 사람으로서 역할을 해낸 것이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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