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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생각/스포츠

[대전 시티즌] 아무것도 몰랐던 감독 최문식

by anyJ 2016. 4. 19.

# 본 게시물에 쓰인 사진은 대전 시티즌 사진관(http://pics.dcfc.co.kr/)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 본 게시물은 개인적인 시각입니다.

 

 

2015년 05월말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시킨 조진호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했다.

[괴짜생각/스포츠] - [대전 시티즌] 왜 조진호 감독은 떠나야 했나.

 

그리고 뒤이어 청소년 대표팀 코치 최문식 감독이 취임했다. 그의 목표는 대전셀로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부임 직후 찾아온 여름 이적시장에서 13명의 선수를 임대나 영입하면서 팀을 개편할 의지를 보였지만 팀은 나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괴짜생각/스포츠] - 최문식 감독이 살 수 있는 길은 "잔류" 밖에 없다.

 

하지만 대전 시티즌은 구단 내외적인 문제로 인해 최문식 감독이 제 뜻을 펼치지 못했다고 판단.

 

재신임을 하면서 최문식 감독에서 기회를 더 주었다. 물론 팬들을 달래기 위한 간담회까지 개최되었다.

[f(x) Road/f(oot ball) Road] - [대전 시티즌 팬 간담회] 소통의 의미

 

급하게 진행된 2015년 여름 이적시장과는 달리 겨울 이적시장은 나름대로 착실하게 영입했다.

 

기존의 선수들을 대부분 내보내고 R리그를 대비한 12명의 선수를 새로 영입했다.

 

한편으로는 서동현, 김동찬, 김선민, 이범수 같이 이름이 있는 선수들로 팬들의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2016년 K리그 챌린지 개막식 대전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그 경기에서 참혹하게 패배했다.

[f(x) Road/f(oot ball) Road] - [2016 K리그 챌린지 개막전] 걸그룹 여자친구를 만나다

 

대전 시티즌의 팬들의 인내심은 완전히 한계에 다다랐다.

 

그리고 개막후 4연패를 장식한 최문식 감독은 사퇴를 암시하는 인터뷰를 남겼다.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381728

 

왜? 대전 시티즌의 최문식 감독은 3승 5무 22패를 할 수 밖에 없었나? 그리고 왜 팬들마저 완전히 돌아선 것인가?

 

 

1. 아무것도 모르는 초임 감독

 

대전 시티즌의 팬들은 하다못해 대학 팀이라도 감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영입하길 원했다.

 

하지만 전득배 전 사장의 결단(?)으로 최문식 감독을 선임했다.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최문식 감독의 이력은 성인 팀 코치를 한 경력마저도 그리 길지 않다.

 

2007년부터 코치생활을 시작한 최문식 감독은 2009~2010 포항의 코치, 2011년 전남의 수석코치로 활동한게 전부였다.

 

그 이후 청소년 대표팀의 감독과 수석코치로 역임하면서 본인의 코치 커리어의 대부분을 채우게 된다.

 

첫 성인 프로팀을 지휘하게 된 최문식 감독의 첫 행보부터 대전 시티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정책을 실시했다.

 

당장의 좋은 성적이 필요한 대전 시티즌에게 장기적 관점과 계획을 제안했다.

 

물론 이상적인 계획이고 미래를 위한 올바른 투자이긴 하지만 대전의 현재와는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그리고 바로 여름 이적시장에서 무려 12명의 선수를 새로 영입하면서 선수단을 늘린 것이다.

 

그러나 선수단은 크기만 늘고 퀄리티는 오히려 떨어지며 부임 첫 시즌 강등당하고 만다.

 

개인적으로 추측하기엔 우리나라의 독보적 유소년 체계를 갖춘 포항에서의 본인의 경험과

 

황인범이라는 대전 시티즌 유소년의 첫 작품이라는 단면을 보고서 이러한 자신의 생각이 통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

 

 

2. 근본 없는 축구

 

대전의 경기를 보면 선수들의 위치가 상당히 자주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좌우측의 선수들이 자리를 바꾸기도 하고 수비진영으로 깊숙히 내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포메이션 변동만 자랑할 뿐 실속이 전혀 없다.

 

먼저 공격은 주 득점 방식이 없다. 2014시즌의 대전은 아드리아노라는 걸출한 외인이 있긴했지만

 

세트피스나 다른 선수들의 뜬금포도 터졌기 때문에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문식 감독의 축구는 그러한 주 득점원도, 골을 넣는 준비된 패턴도 전혀 없었다.

 

그저 공격진영에 자리잡고 서서 잔패스만 하다가 선수들만 지치는 것이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대전 시티즌의 수비는 이미 수차례 지적된 문제점이었다.

 

최문식 감독은 "점유율을 늘린다면 수비할 시간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며 이 문제를 개선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 결과는 선제골을 넣어도 이내 동점골을 먹고 역전골까지 내주는 "극장승을 선물해주는 구단"이 되었다.

 

2016시즌에는 장클로드라는 괜찮은 수비수를 영입했으나 수비는 외인 혼자하는게 아니다.

 

그렇다면 세트피스 공격이나 수비라도 보강해야하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었다.

 

세트피스 공격은 대부분 직접으로 처리하는 일이 많았고 장신 수비수를 이용하려는게 다였다.

 

세트피스 수비는 수시로 상대 공격수를 놓쳐 위기상황을 자초함에도 특별히 신경쓰거나 나아지지 않았다.

 

상대팀에 대한 분석을 하는 건지 한낱 팬이 보기에도 의문스러울 정도였다.

 

이러한 문제점은 대전의 슈퍼루키인 황인범 선수가 나오면 공격 부분이 조금 나아지는 수준인데

 

이제 갓 데뷔한 선수 한 명이 있어야만 운용되는 전술을 고집하는 것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

 

 

3. 밉상 인터뷰

 

"최문식 감독이 말만 예쁘게 잘했어도 이렇게 비난 받진 않을 것이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2015시즌의 대전은 이미 내외적으로 망가진 팀이었기 때문에 성적이 부진한 것도 팬들은 어느정도 이해할 아량은 있었다.

 

그러나 반짝 올라온 경기력과는 별개로 끝 없는 패배가 이어지자 팬들은 반반으로 갈라섰다.

 

"최문식 감독의 부임 이후 경기력이 올라왔으니 시간을 더 주자."

 

"경기력이 오른게 문제가 아니라 못 이긴다는 게 문제다. 내년은 다른 감독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최문식 감독의 인터뷰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12명의 선수를 영입하고도 선수가 없다며) 국자가 없는데 어떻게 요리사가 요리를 하나?"

 

"(계속되는 패배에) 지원해주시는 사장님에게 죄송하다."

 

"(연패 뒤에 감독 첫 승을 거두고) 이렇게 1승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선수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와 같이 팬들은 뒷전에 선수 탓하는 감독으로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이러한 그의 인터뷰는 2016년 K리그 챌린지 3연패를 거둔 후에야 고쳐졌다.

 

"모든 것이 감독 탓이다."

 

"4연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하지만 돌아선 팬심과 여론을 돌리기엔 이미 늦었다.

 

 

4. 의문점이 드는 선수단 장악능력

 

최문식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선수단의 대부분을 갈아치웠으며 2016시즌이 준비하면서도 대부분의 선수를 갈아치웠다.

 

물론 영입한 다수의 선수 중 성공적으로 발굴한 선수가 소수지만 있었다.

 

이러한 선수들의 교체는 구단에 중심을 잡아줄 고참 선수가 있거나 감독이 선수단을 완벽히 장악하지 않는 이상

 

선수단 내부적으로 흔들릴 여지가 있다. 선수단 교체를 하면서 대전에서 그나마 오래 뛴 고참 선수들이 없어졌고

 

선수단 연령층이 어려지면서 급격한 경기 흐름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을 고치려는 듯 2016 시즌에는 전역후 복귀한 김병석 선수를 팀에 잔류시키며 팀의 중심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대전의 레전드 중 한명인 김종현 코치를 영입하며 결속력을 다지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전의 경기력은 큰 발전을 보이지 않았다.

 

깊숙한 패배의식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감독의 카리스마도 필요한데 이러한 점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2016 K리그 챌린지 2연패 이후 감독이 머리를 삭발하며 전의를 다졌지만

 

선수들은 똑같이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고 일부 선수는 태업하는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2015년의 최문식 감독의 발언 중에는 맞는 말도 있다.

 

여름 이적 시장 영입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고 최문식 감독 맘에 안드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점을 언론에 흘리며 선수탓을 한다면 구단, 감독, 선수 전부에 큰 사기 저하를 안겨 줄 것이다.

 

대전 시티즌의 어설픈 행정과 시기를 맞추지 못하는 영입에 한계를 느끼고 화가 날 수도 있다.

 

이는 대전 시티즌의 팬들이라면 매년 겪는 고통이고 매번 지적되는 문제였다.

 

최문식 감독의 정책도 길게 본다면 틀린 것 하나 없는 이상적인 정책이었다.

 

하지만 대전 시티즌은 당장의 승리가 필요한 "1군의 성공 기반을 닦아야 하는 구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 시티즌의 팬들은 경험있는 감독, 이러한 사정을 자신의 전술과 능력으로 메꿔줄 감독을 원한 것이다.

 

이를 감안해 줄 능력있지만 극한직업을 원하는 사람(감독)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 역시 팬들의 허황된 바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씩 고쳐나갈 기회를 구단 수뇌부가 계속 교체되며 매번 놓치고 있다.

 

대전 시티즌에게도 최문식 감독에게도 대전시티즌의 팬들에게도 상처만 남긴 지금 대전 시티즌의 모습이

 

대전 시티즌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로 남게 될지 최문식 감독의 사퇴로 해결될지 알 수 없지만

 

대전 시티즌의 문제점과 내부사정 등 아무것도 모르고 부임한 최문식 감독의 미래는 예견된 것이었다.

 

최문식 감독의 심경은 간접적으로나마 이해가 가지만 그가 들고온 성적표는 대전을 구해줄 구세주로는 많이 부족하다.

 

부디 구단을 위한 선택을 수뇌부에서 내려주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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