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대한 AT필드
2. 신극장판 전, 후의 에바 감상 방법
앞 서 살펴본 이유로 에바는 단 한 번의 시청보단 여러 번의 정주행을 제안한다. 모든 작품을 다시 보는 시간 간격이 길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정주행 뒤 몇 개월 뒤 다시 정주행 정도가 아니라 몇 년 뒤에 정주행이 효과적인 것 같다. 또한 대부분의 영상매체가 그러하듯 개봉시간 순서대로 영상을 보는 것을 권하며 그 순서는 아래와 같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TV판(1~26화) → 신세기 에반게리온 사도 신생(극장판) →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극장판) → 에반게리온을 더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Youtube) → 신극장판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 파, Q, :|| 순)
이 이후 시간이 흘러 재감상을 원한다면 개인적으론 아래와 같이 추천한다. 작품을 이해하기 가장 좋은 감상법이라 생각하지만 에바를 처음 보는 이들에겐 상당 부분의 누설을 먼저 접하라고 하는 것이라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다.
에반게리온을 잘 이해하기 위한 영상(Youtube) → 신세기 에반게리온 TV판(1~24화) → 신세기 에반게리온 사도 신생(극장판) →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극장판) → 신세기 에반게리온 TV판 (25~26화) → 신극장판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 파, Q, :|| 순)
신극장판 이전의 에바만 봐도 좋고 신극장판은 별개라 생각하며 신극장판만 그냥 개봉순서(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 파, Q, :|| 순)대로 보는 것도 좋다. 신극장판을 보고 흥미가 생긴다면 그 이전의 시리즈를 보는 것도 좋다고 보지만 개인적으론 신극장판은 같은 주제를 가진 별개의 에반게리온으로 생각하고 있다. 즉 신극장판만 봐도 상관 없다는 것이다.
3. 에바를 꼭 봐야 하는 것인가?
2025년 에바를 꼭 봐야 하냐? 하는 물음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서두에도 이야기했듯이 일본 에니메이션의 역사와 깊이를 알고 싶다면 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꼭 봐야하는 애니메이션 리스트에 들어가진 않다는 것이다.
Case 1. 정주행 하기 싫어요.
사도 신생이 TV판의 집약이긴 하지만 이건 에반게리온의 TV판이 끝나고 난 후 팬들에게 서비스 겸 TV판을 환기시키려는 취지의 극장판이라 봐야 한다. 그리고 TV판을 봤다면 굳이 볼 필요도 없지만 사도 신생으로 TV판을 유추하기는 매우 어렵고 힘들다. 다만 팬 서비스 차원에서 작화를 다시 그린 부분도 있지만 감독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부분의 연출을 위해서 다시 작화를 그려낸 부분을 보며, 감독의 의중을 조금 알아내고자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인내심 있게 26개의 에피소드와 2개의 극장판 그리고 추가로 Youtube영상까지 찾아봐야 하는 수고가 버겁다 혹은 필요없다 생각한다면 굳이 안 봐도 된다.
Case 2. 캐릭터가 예쁘던데요.
에반게리온의 캐릭터가 외형적으로 매력적이다 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런 긍정적인 감정만큼 격렬하게 캐릭터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작품 내에서는 꽤 폭력적으로 묘사한다. 단순히 캐릭터의 외형적인 매력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영상물 흥행의 주요 포인트이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에 굳이 에바를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유명한 배우도 자신의 출연작 중 한 개 정도는 흑역사로 취급하는 것처럼 굳이 예쁜 캐릭터에 끌려 매우 험난한 여정을 통과할 필요는 굳이 없다. 캐릭터에 대한 환상이 깨질 수도 있다. 물론 오래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외형 때문에 입문하는 경우는 당연히 드물겠지만 말이다. 또한 내가 좋아하던 캐릭터의 모티브가 이 애니메이션에 나왔다는데 봐야지 라는 것도 조금 위험하다. 모티브를 이해하기 위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생각보다 폭력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Case 3. 감상하는 사람이 미성년자입니다.
상기된 에바에 대한 긍정, 부정적인 내용들이 꽤 강렬한 연출로서 표현이 된다. 이야기의 중심보다는 연출과 난해한 설명 방식에 눈이 휩쓸릴 가능성이 높고 그 데미지는 생각보다 꽤 크다. 과거의 엄격한 기준이 지금 보면 그 정도의 수위는 아니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작품들도 있지만 에바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자극적이다. 그리고 관점에 따라선 매우 노골적이다.
Case 4. 오타쿠라면 봐야한다고요.
21세기 현대의 대한민국은 말 표현의 수위가 상당히 자극적으로 내려온 편이다. 3개월의 연애를 한 사람에게 “그건 연애가 아니지 너도 모쏠(모태쏠로, 연애해 본 적 없는 사람)이네“라고 말하거나, 주말마다 밖에서 여러 사람과 재밌게 어울려 놀고 어쩌다 집에서 한 번 쉬면서 ”아 오늘 집에 혼자 있으니 좋다. 역시 난 내향인이야“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걸 인싸(외향적이고 활달한 사람)들이 아싸(내향적이고 정적인 사람)들의 것을 빠앗아 갔다고 표현하는데 이 부분이 중요하다. 난 오타쿠니까로 생각하며 에바를 봐야한다고 의무감을 갖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이럴 땐 에바를 접한 경위를 살펴봐야 한다. 단순히 오타쿠니까 라고 자체 진단을 내리고 앞 뒤 없이 에바를 본다면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늘 뿐이다. 시대별 흥행 애니메이션들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는데 95년도는 에바였구나 하면서 본다면 문제없다. 꽤나 자연스러운 유입이다. 지브리 작품을 보다가 바람계곡 나우시카에 거신병 표현이 아주 인상 깊었는데 그게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진두지휘했구나 라고 생각하며 봐도 문제없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들의 작품은 재밌는데 왜 후계자가 없을까? 하면서 그 출신의 애니메이션 감독들의 작품들을 보다가 봐도 된다. 다만 자신이 나는 이 정도 봤으니 오타쿠지 하면서 보는 것은 아니다. 유명 걸그룹 에스파의 (자칭)만화 애호가로 유명한 카리나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 분들은) 절대 자신을 덕후(오타쿠의 한글 순화어)라고 안해요.“
Case 5. 로봇 애니메이션로 알고 있는데요
아니다. 에반게리온을 특정하는 많은 키워드 중 하나는 로봇 만화 문법의 해체다. 작품을 보면 에바를 로봇이라 부르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옅은 한숨으로 만남을 시작할 것이다. 로봇애니메이션의 붐도 꺼뜨린 것을 에바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마디로 용자시리즈나, 엘드란 같은 소년만화와 같은 로봇 애니메이션을 생각하면 당연히 안되고 건담과 같은 병기라 생각하는 것도 조금 궤가 다르다. 소년병의 이야기라는 점은 조금은 유사할지 모르지만 기동전사 건담에 비해 좀 더 주인공의 심리와 콤플렉스에 더더욱 몰입이 되어있고 자극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에바는 로봇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에바 프라모델은 개인적으로 별로다. 프라모델로 입문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 믿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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