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아이 (Love)
헤어진 사람에게 네 맘속에 남아있는 우리의 추억과 사랑을 아이에 비유하여 다시 한 번 돌아와 달라는 내용인데 제목에 나와 있듯 아이(Love)는 사랑을 나타내는데 일본어로 ‘아이’란 말은 사랑(=愛)을 나타낸다. 어린아이를 뜻하는 아이처럼 아껴주고 보살펴 줘야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사랑’이라는 뜻의 동음인 일본어의 아이를 쓰자니 못 읽는 사람이 많을뿐더러 노래제목으로 하자니 보급(전산화)하기에도 별로 썩 좋은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위와 같이 살짝 꼰 제목이 탄생한 게 아닐까 한다. 또한 은유적으로 이별을 자신의 눈물로 또 눈물을 비로 표현함으로서 우리 아이(=사랑)가 비(=이별)을 맞으면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이 들어있으며 멜로디 역시 약간 낮은 음역대로 반복되지만 노래하는 화자의 목소리는 처절하게 소리를 지르는 느낌으로 표현했다.
f(x)의 노래를 듣다가 가사를 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노래로 들을 때는 잘 몰랐던 가사의 음운과 압운 (押韻, 랩의 라임)을 살리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사와 어우러지는 멜로디가 듣기에 따라서는 기존의 악기, 흔히 이야기하는 클래식에 들어가는 현악기나 관악기소리 보단 일렉트로닉 지향적 멜로디가 주를 이뤄 ‘가볍게’ 들릴 수는 있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가사는 꽤 “잘 맞추어” 음운과 압운을 살리는데 8번째 트랙인 아이 (Love)에서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이 정점에 이르렀다. 가사 중 특히
Can`t You Never See Never See Never Never See
갇힌 니 맘에 니 안에 싸인 바램도
Can`t You Never See Never See Never Never See
닫힌 니 맘 속 나를 꺼내줘
부분은 영어와 한국어가 교차되어 나타남에도 둘 다 음운과 압운은 물론 가사 전달에 있어서 큰 어색함을 보이지 않아 f(x)의 음악적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지켜주고 싶은 어린 아이와 사랑을 잘 매칭시켰다]
9. Stand Up!
자전적인 내용으로 보인다. 팬들에게 가수로서가 아닌 꿈을 위해 달려가는 에프엑스가 보이지 않게 노력하고 있고 우리에게 성원을 보내주면 나는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 팬들에게 두 팔 벌려 달려갈 거라는 아주 무난한 내용의 노래와 가사이며 우리를 보고 팬들도 일어나 꿈을 향해 함께 달려가자는 교훈적 해석도 가능하다. 지쳐 쓰러졌다가 벌떡 일어나는 듯이 딱딱 끊어지는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10. MY STYLE
한눈에 말 그대로 이상형을 만났고 그 이상형이 직접적으로 나에게 말하거나 선언한건 아니지만 그가 나에게 다가오는(혹은 그렇게 착각하는) 짧은 시간동안 온갖 생각과 상상을 하며 어쩔 줄 몰라 하지만 겉으론 의연한 척하는 “차도녀”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앨범 전체적으로 이러한 “차도녀” 이미지가 은연중에 잘 숨어있다. 실은 내가 널 좋아하지만 모른척하고 있어 혹은 티를 안내고 있어 라고 f(x)라는(혹은 한국의 대부분의 걸 그룹들이) 그룹 전체의 이미지를 잡고 있다. 하지만 노래에서 드러나듯 귀엽고 어린 소녀란 정체성을 숨기진 않고 있다.
[샤이니의 데뷔곡인 "누난 너무 예뻐"에 등장한 빅토리아의 역할(누나) 버전 노래 같기도 하다]
11. So into U
바로 전 트랙에서 “차도녀”를 언급했더니 이번 트랙에선 자기 맘을 잘 전해주겠다고 항복선언(?)을 하는 듯한 노래이다. 여자의 “자존심”이 있어 너에게 먼저 살갑게 좋아한다 연락하거나 말하진 못했지만 이젠 내가 널 좋아한다고 결정타를 날리려는 여자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도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내 맘을 전하고 싶다는 분위기를 가사와 멜로디로 표현했다.
12. Lollipop (feat. SHINee)
모 전화기 제조회사에서 선전했던 제품(전화기)의 펫네임과 동명으로 국내에선 대형기획사 YG의 “빅뱅”과 “2NE1”이 동명의 노래를 불렀다. 같은 제품 홍보를 중국에선 “f(x)”와 “M.I.C”가 중국어로 동명의 다른 노래를 불렀고 그 노래를 한국어로 번안해서 M.I.C부분을 샤이니가 부른 곡이다. 같은 제품을 노래하는 국내 대형 기획사의 기획력을 비교하기에도 좋은 곡이다. 제목과 일맥상통하는 가사와 반복되는 멜로디로 내용은 Lollipop처럼 달콤한 너는 나만의 것이라는 사람과 제품사이를 오고가는 내용이다.
[중국어 Lolipop은 이런 느낌이다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펑키한 느낌이다]
13. 라차타 (LA chA TA)
f(x)의 데뷔곡으로 신인의 패기가 느껴지는 곡이다. 자신들의 멋진 노래를 들으러 온 멋쟁이들을 진정시키고 날 따라 노래하고 춤춰보라고 선전? 혹은 광고하는 느낌이 드는 노래다. 아무래도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이는 가수이다 보니 가사가 그렇게 난해하진 않지만 음운과 압운을 맞추기 위해 보통 사용하지 않는 어휘들이 나열되어있어 신선하고 독특한 느낌이 곡 전체를 감싸고 있다. 거기에 반복되는 멜로디가 있고 제목에 그에 맞는 추임새들을 넣어 팬들이 노래에 맞게 부담 없이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다.
14. Chu~♡
본격적으로 f(x)의 콘셉트와 방향을 예고한 곡이다. 추후에 나올 정규 1집의 콘셉트를 맛보기로 보여주듯 가사 속에 조금씩 숨겨져 있는데 “입 맞추는 순간 잠에서 깬 그녀처럼”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나 백설공주, “파랑새가 사는 새장에서 꿈을 꾸어도 채울 수가 없어 날아가겠어.”란 부분은 동화를 이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내겠다고 암시한다. 그리고 실제로 f(x)의 1집 Repackage 앨범인 “Hot Summer”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소녀의 풋풋한 마음을 동화 속 이미지에 기대 표현한 것이 많다. 가사의 내용도 이와 일맥상통하게 첫 키스를 상상하고 기대하는 소녀의 풋풋한 마음을 말하면서도 동화속의 여자 주인공처럼 로맨틱한 키스를 기대하는 소녀의 감성까지 겸사겸사 챙겨주었다.
-f(x) 1집 Repackage 앨범 "Hot Summer"리뷰 시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