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의 타이틀곡들을 처음 들을 때는 난해하고 언뜻 듣기엔 뜬구름 잡는 알쏭달쏭한 가사들로 점철되었다. 하지만 노래를 하는 화자인 f(x)는 “라차타”로 2009년 데뷔할 당시는 5명 중 4명이 미성년자였고 Hot Summer를 발표한 시기인 2011년에도 5명 중 2명만이 성년이었다. 그러므로 노래 해석방향에 따라 약간의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결국은 “소녀”들의 감성으로 곡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1. Hot Summer
2011년 여름에 발표한 노래로 독일의 동명 노래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정규 1집 “피노키오(Danger)”에서 상당히 난해한 가사를 보였는데 이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 것인지 Repackage 앨범 타이틀곡인 “Hot Summer”는 비교적 평이한(?) 가사전달력을 보인다. 노래의 가사 역시 밝고 경쾌하며 일이나 학업 등으로 각박하게 실내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각자 사정에 맞게 밖으로 나와 놀자(휴가를 즐기자)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뜬금없이 길 잃은 외국인에게 길을 알려주잔 내용은 이미 피서지에 도착해서 마음이 넉넉해진 상태에서 휴양지에서 길 잃은 외국인을 돕자고 해석할 수 있다.
도저히 이렇겐 더 안 되겠어 내가 어떻게든 좀 손보겠어
[너무 더워서 안 되겠으니 내가 나가서 더위랑 싸우겠다(피서를 가겠다)]
낡은 스타일밖에 모르는 널 프로듀스 얼마나 멋져질지 좀 알겠어?
[교복이나 근무복 같이 딱딱한 옷이 아닌 내가 골라준 가벼운 복장으로 멋지게 입고 같이 나와서 놀자(피서를 즐기자)]
교실에서 사무실 책상에서 청소 안 한 방에서 어서 나와라 어서
[공부고 직장이고 뭐고 다 뒤로 접어두고 일단 나와 놀자]
뜨거운 광선 쏟아져 앗 따끔해 눈부셔 살짝 찌푸린 눈 선글래스
얼음을 깨문 입 속 와작 얼얼해 하늘은 파랗다 못해 투명해져
[오랜 실내생활에서 벗어나 느끼는 자유의 공감각적 표현]
Hot Summer Ah Hot Hot Summer Hot Summer Ah Hot Hot 너무 더워
Hot Summer Ah Hot Hot Summer Hot Summer Ah Hot Hot 이게 제 맛
[여름은 더워야 제 맛이라는 긍정적 사고와 피서지의 좋은 날씨를 간접적으로 암시]
말리부 해변은 아니더라도 금가루 뿌렸니 눈부셔 파도
[나는 형편껏 바닷가 와서 노는데 너무 좋다]
발 툭툭 털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십 가득한 TV가 재미없어
[잠깐 놀다 쉬려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서 우연히 TV를 봤지만 나와 노는 게 더 재미있더라]
한강에서 물 파란 동해에서 저 워터 파크에서 재밌게 놀자 어서
[형편에 맞게 한강에서든 동해든 워터 파크든 나와 놀자]
땀 흘리는 외국인은 길을 알려주자 너무 더우면 까만 긴 옷 입자
Rap) Yeah It Must Be Burning Cuz I Got You Sweating In This Weather
All Them Heads Be Turning True Dat You Know I Got It
[유명 관광지나 피서지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여유를 즐기고 일상을 벗어난 엉뚱한 행동으로 남들의 시선마저 즐기자]
2. 피노키오(Danger)
f(x)의 노래 중에서도 아주 난해한 가사가 특징이다. 해석여부에 따라 꽤나 섬뜩한 가사지만 노래를 전달하는 이들이 소녀들임을 감안하자. 가사내용 자체는 사랑에 빠진 소녀가 자신의 상대(피노키오)를 분석하고 콩깍지가 씌어서 뭐든 좋게 받아들이는 자신의 상태가 Danger(위험)하다는 이야기이다. 좋아하는 대상을 피노키오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과 의견들이 있겠지만 조금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이상형을 로봇으로 표현하기엔 인간미가 너무 없고 인간미를 넣은 비슷한 존재인 오즈의 마법사의 양철나무꾼이라고 하면 발음하기도 가사를 만들기도 어럽다. 그에 비하면 피노키오는 발음도 쉽고 제페토 할아버지가 깎아서 “만든” 관절이 있는 나무 인형이기 때문에 이상형의 남자를 내 멋대로 해석하고 만들고 받아들이고 싶다는 여성의 사랑의 욕망을 표현한 것 일수도 있다. 동화의 내용도 피노키오가 결국 여자 요정의 힘으로 인간이 되기 때문에 나만 사랑해줄 내 이상형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해석한 가사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나타낸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을 “피그말리온” 이야기가 있지만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피조물”의 이름이 아닌 “만든 사람”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피그말리온이 조각한 조각의 이름은 “갈라테이아”지만 손쉽게 부품을 교체할 수 있는 피노키오 같은 나무 인형보단 생동감도 없고 한번 크게 잘못되면 다시 만들어야하는 조각의 경직성도 소녀들의 들뜬 마음을 표현하기는 어렵겠다. 게다가 “갈라테이아“하면 한 번에 알아들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난해한 콘셉트도 지나치면 듣는 사람도 노래하는 사람도 지치고 무엇보다도 노래하는 소녀들의 감정이입이 힘들다.
I’m In Da Da Da Danger 피노키오! [피노키오에게 내가 사랑에 빠짐을 경고]
Remember Me A-woo! [날 기억해줘]
어디 보자 읽어보자 네 맘을 털어보자 [너를 관찰하겠다]
에메랄드 훔쳐 박은 눈동자 스륵스륵 [먼저 아름다운 너의 눈을 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 해 징징윙윙 [스캐너처럼 한 번에 정확하게 쭉 훑어보겠다]
칼날보다 차갑게 그 껍질 벗겨내 [그리고 겉보기보다 네 속마음을 알고 싶다]
(난 지금 Danger)
한 겹 두 겹 페스츄리처럼 얇게요 [너를 아주 자세히 알아갈수록]
(Danger) 스며들어 틈 사이 꿀처럼 [달콤하게 빠져 들어간다]
너는 피노키오
너 밖에 모르는 내가 됐어
아슬아슬 위태위태 시작되는 쇼! [사랑에 빠져 혼자 어쩔 줄 몰라 함.]
따랏따랏 땃따따 짜릿짜릿 할거다 [내 시선을 느끼는 너는 아마 뭔가 알거다.]
궁금 투성이의 너 (꼼짝 마라 너) [너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내 곁에 있어줘]
조각조각 땃따따 꺼내보고 땃따따 [너의 좋은 점 나쁜 점 모두 알고 있지만]
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거야 [사랑에 빠진 나는 다 좋게 보여]
나는 의사 선생님은 아냐 그냥 널 알고 싶어 [나는 똑똑한 사람은 아니지만 널 알고 싶다]
너란 미지의 대륙의 발견자 콜럼버스 [너라는 아이를 탐험하(알아가)는 게 즐거워]
심장이 막 뛰어 뛰어 내 맘을 어떻게 해
어릴 적 아빠랑 샀던 인형처럼
[인형이 아닌 사람을 좋아하게 된 성숙한 마음을 표현 혹은 순수한 사랑을 표현]
(난 지금 Danger)
한 입 두 입 마카롱보다 달게요
(Danger) 스며들어 틈 사이 샤르륵 [넌 참 알수록 참 달콤한 아이구나]
(너는 피노키오)
너 밖에 모르는 내가 됐어
아슬아슬 위태위태 시작되는 쇼! 쇼! 쇼!
암호의 미로 헤맸지 그건 널 열기 위한 Key [너의 속마음을 알기위해 노력해서 알게 되었지]
매트릭스 덮인 껍질을 벗겨내 [참으로 알 수 없는 (도치법 사용)]
Oh! I Just Wanna Tell You I’m In Danger Now
I'm In Danger In Danger Remember Me Danger
누가 봐도 넌 완벽한 걸 너는 다시 태어난거야 [내 눈에 콩깍지 넌 나에게 완벽한 존재야]
자 이제 입술에 숨을 불어 넣어 [이제 나를 좀 바라봐 주겠니]
꿈꿔 왔잖아 피노키오 [너도 사실 날 좋아하잖아]
-f(x) 1집 Repackage 앨범 "Hot Summer"리뷰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