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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생각/뜬금없는 감상

우리동네 음악대장과 복면가왕의 딜레마

by anyJ 2016. 4. 12.

# 본 리뷰에 쓰인 이미지는 MBC의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에서 직접 캡쳐하였습니다.

 

"여전사 캣츠걸"의 5연속 가왕이 화제를 모은지 약 14주가 지났다.

 

N.EX.T의 "Lazenca Save Us"로 캣츠걸의 독주를 막고 가왕의 자리에 오른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이 기어이 6연승에 성공했다.

 

가왕들의 연승행진은 사실 그렇게 놀랄 일이 아니다.

 

정식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후 초대 가왕이었던 "황금락카 두 통 썻네" 역시 2연승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가 4연속 가왕이라는 위업을 세우고

 

"여전사 캣츠걸"이 논란 속에서 5연속 가왕에 오르면서 복면가왕은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내적으로는 5연승이라는 신기록, 외적으로는 "선동"적인 무대로 화제의 중심이 된 것이다.

 

그리고 거짓말 같이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등장했다.

 

 

故 신해철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를 연달아 부르며 가왕에 오르는 데 성공한 음악대장

 

이후 파격적인 음악선곡과 헌정곡 성격을 띠는 음악들을 노래했다.

[괴짜생각/뜬금없는 감상] - [복면가왕] 한국 락을 되짚어주는 가왕 "음악대장"

 

흠잡을대 없는 음정과 테크닉 그리고 파격적인 선곡도 모자라 이러한 배경에 한국 락(Rock)의 역사를 되짚으며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 혹은 동료들에게 진심과 존경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이러한 선곡은 지난 주 2016년 04월 10일에 선보인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에서 감동과 재미까지 모두 잡으며 의미를 더했다.

 

 

음악대장의 이러한 헌정곡 선정에 많은 락 가수들이 고마워하고 있다. 가수 임재범도 "정말 고맙다"고 박완규를 통해 이야기했으며

 

"Don't Cry"를 부른 더 크로스의 맴버들 역시 "정말 좋은 노래였다."며 고마워했다.

 

곡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 본인 노래의 리메이크 곡의 상업적 이용을 허가하는데 굉장히 인색한

 

"락밴드 출신 서태지"도 음악대장이 리메이크한 "하여가"의 음원발매를 허락했다.

 

1990년대 이후로 죽었다고 생각했던 한국 락이 음악대장의 선전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음악대장의 선전은 복면 가왕에는 딜레마를 안기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음악대장은 유래없이 사랑받는 가왕이다. 헌정곡 느낌의 선곡으로 사람들과 심지어 가수 동료들에게도 호감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방송에서의 리액션이나 말들도 음악대장이란 이미지에 맞게 때론 거만하게 때로는 겸손하게 잘 보여지고 있다.

 

이러한 캐릭터 성이 완벽한 노래에도 베어나오니 암묵적으로 정체를 모르는 음악대장의 흠 잡을 게 없어진 것이다.

 

음악대장 캐릭터에 대해 독설의 아이콘 김구라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지금 그 옷으로 여름까지 계속해 고생했으면 좋겠다."

 

며 사실상 항복선언을 하고 할 정도이다.

 

첫 방영은 가면 뒤의 정체에 궁금증을 가졌고 화제성을 일으켰다면 이제는 장기집권 가왕들이 나오면서 가왕의 정체는 의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가왕의 정체를 덮어놓는 것을 프로그램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로 승화시키면서 이러한 딜레마를 탈출했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이렇게 오래 사랑받는 가왕 음악대장의 장기집권은 두 가지 문제점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로 "음악 대장"이라는 편견이 생겼다.

 

편견없이 가면쓰고 목소리로만 경연을 펼친다는 "복면 가왕"의 가장 큰 모토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음악대장은 늘 그렇듯 최선을 다해 무대를 준비하고 곡을 선곡할 것이다.

 

그리고 멋지게 곡을 소화하고 관중들의 환호성을 받을 것이다. 이것까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순기능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기집권은 음악대장의 "팬층"이 넓어짐을 의미한다. 과거 나가수에서 지적되었던 관객의 팬덤화가 진행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러한 장기집권은 가왕이 누구인지 궁금하기 때문에 금방금방 내려올 것이다라는 안전장치가 무용지물이 된 이후로 불거진 문제이다.

 

만약 음악대장이 패배로 프로그램을 하차하게 된다면 분명 그의 팬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과 불신으로 번져나간다면 달콤한 과실 뒤의 보릿고개가 도래할 것이다.

 

 

두 번째로 "장기 집권 승리 공식"이 생겼다.

 

경연 프로그램의 특성상 가수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가 있다. "자신이 잘하는 노래"와 "관객에게 인기있는 노래"이 두 가지로 벨런스를 맞춰왔다.

 

거기에 "정체를 숨기는 창법"까지 가미한다면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경연이라기 보단 "예능"에 가깝다.

 

하지만 정체를 숨기는 창법은 1~2라운드까지만 준비해서 넘기면 되고 3라운드에 본색을 드러내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가왕에 등극하게 된다면 굳이 노래로 정체를 숨길 필요도 없다. 이미 암묵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대장과 같은 실력을 가진 가수가 음악대장과 같은 단계를 받는다면 가왕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가왕으로서의 캐릭터는 제작진과 가면의 콘셉트에 따라서 정해지기 때문에

 

알맹이인 "헌정곡 성격의 파격적인 곡 선곡" 이라는 훌륭한 공식을 사용하면 위의 딜레마가 전부 격파된 것이다.

 

 

물론 앞 서 지적한 문제는 "음악대장"만이 가능한 것 일 수도 있다.

 

시원한 가창력과 곡 소화력은 패널들마저 "이걸 누가 이기냐"고 혀를 내두를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면가왕이란 프로그램은 "호감있는 장기 가왕"이라는 최고의 강적을 맞이해서 흥행 뒤 위기를 걱정해야한다.

 

이미 "장기 가왕의 명예 졸업은 없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동료가수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음악대장이 자진해서 "복면 가왕"을 하차하기도 힘들 것이다.

 

복면가왕은 정식 방영한지 1년이 넘은 예능 프로그램이고 시청자들의 지적을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해나가며 작은 위기를 물리쳐 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흥행 뒤의 예상되는 문제점까지 재미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예상치도 못한 가수의 등장으로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 가왕"을 즐기는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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