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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탐방/조각 탐방

[원더풀 데이즈(2)] 원더풀 데이즈 : 아름다운 이야기

by anyJ 2017. 8. 6.

2003년에 극장에서 본 원더풀 데이즈는 생각보다 괜찮다.였다. 스토리나 몰입감은 별로였고 음악은 잘 몰라도 영상미만큼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물론 가장 기대를 모았던 시실섬의 댄서 헬렌의 영상이 없었다는 게 내 기억 속의 관람 평이었다. 그러나 이 기억만을 토대로 리뷰를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완벽한 확장판인 BD 아름다운 이야기를 보고 원더풀 데이즈에 대한 기억을 새로 쓰기로 했다.

 

1. 영상미

원더풀 데이즈의 영상미는 말 그대로 훌륭하다. 그 당시에도 잘 쓰이지 않고 지금도 잘 쓰이지 않는 미니어처 촬영 후 3D 혹은 2D와 합성하는 방식(Multimation, 멀티메이션)은 원더풀 데이즈 특유의 공간감을 잘 살려주고 있다. 특히 주인공인 수하의 배의 공간감은 묵직함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또한 액션신 곳곳에서 보여주는 입체적인 장면, 그중에서도 객도추한의 주인이 던진 칼이 제이의 옆에 바로 꽂히는 장면은 지금은 진부해 보이는 연출이긴 하지만 화면 자체의 박력은 여전히 살아있다.

하지만 작화의 퀼리티는 일정하지 못하다. 미니어처를 배경으로 쓴 장면의 배경 퀼리티는 매우 뛰어난 편이지만 그 외의 배경들은 퀼리티가 들쑥날쑥한 모습이다. 특히 에코반이 배경일 경우에는 배경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인물 역시 마찬가지다. 극 초반 상당한 퀼리티를 뽐내던 등장인물들이 몇몇 장면에서는 동일인물이라고 인지할 정도만 묘사했다. 영화관의 큰 스크린으로 봐야하는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퀼리티의 등락은 작게는 아쉬움으로 크게는 영화자체의 완성도를 의심하게 만들 수준이다.

 

2. 스토리

아주 고전적인 스토리를 썼다.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뇌부의 악행과 그것을 어떠한 계기를 통해서 극복하려는 주인공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이다. 무난한 스토리 위에 화려한 영상을 집어넣어 영화의 기본기에 충실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런 고전적인 스토리마저도 잘 살려내지 못했다. 스케일이 큰 화면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등장인물에게 몰입이 되어야 하는 부분이 터무니없이 적었다. , 등장인물들을 울고 있어도 저 정도로 울 일인가? 등장인물들이 서로 포옹해도 그렇게 좋아했나? 싶을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원더풀 데이즈 :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유난히 잘 사용하는 길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 신을 오프닝만 사용하고 나머지를 배경이나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사용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3. 목소리 연기

원더풀 데이즈의 대표적인 비판 중 하나는 주연 캐릭터의 연기력 지적이다. 수하와 제이의 두 사람의 건조한 연기가 극의 몰입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주 의견이었다.

그러나 원더풀 데이즈 Making book에 따르면 유명 배우들을 기용해서 사전 녹음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원더풀 데이즈 감독인 김문생 감독이 원하는 연기와 거리가 있다고 판단 오디션을 통하고 여 주인공 성우를 교체하며 지금의 배역으로 결정되었는데, 이렇게 공을 들인 연기자 선정 작업을 보노라면 수하와 제이의 건조한 연기는 의도한 바라고 생각된다.

이 두 주인공만 떼어놓고 보자면 다른 성우들의 연기력은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된 연기법도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고 암울한 애니메이션의 배경에 맞게 연기 톤이 전체적으로 다운되어있다. 그러면서도 연기는 매우 자연스럽다. 같은 감독의 입회하에 녹음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하와 제이를 담당한 두 성우는 아마도 주연이니 만큼 더욱 신경 써서 연기를 부탁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캐릭터의 메마른 연기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에 맞추면서도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괴리를 표현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가 아녔을까 싶다.

 

4. 동화(動畵)

원더풀 데이즈의 장르는 SF이며 액션이 많이 들어가는 있다. 인물들의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동화가 자연스러워야하는 편인데 액션신의 동화는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지만 애석하게도 헬렌의 댄스 부분은 배경과의 조화는 훌륭했지만 동화는 2003년 작품인 걸 감안해도 아쉬운 수준이다.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는 배경에 인물들과 효과들을 잘 조화시켰지만 인물들의 동화는 굳이 액션신이 아녀도 약간씩은 어색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동화에 대한 노하우 부족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마냥 동화가 어색한 것만은 아니다. 작품 초반 수하가 낙하산을 펼치며 에코반에서 탈출하는 모습이나 수하와 시몬의 격투신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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