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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생각/스포츠

이명주의 알 아인 입단으로 보는 K리그의 청사진

by anyJ 2014. 6. 13.

5공화국 때 우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그 태생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K리그는 올해로 31주년인 대한민국 프로축구리그이다. 이 든든한 기반으로 한국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4,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세계인의 축구축제 월드컵에 8회 연속 진출, 그리고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10회 우승하는 등 31년 동안 한국축구의 반석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했다.

하지만 이 아시아 최고(最古) 프로축구리그가 J리그의 인프라, 중국 슈퍼리그와 중동리그의 자본 그리고 유럽리그의 명성에 밀리며 우수한 선수들이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해외리그로 빠져 나가고 있다. 그로 인해 K리그의 흥행이나 수준이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K리그의 특급 미드필더인 이명주 선수의 알 아인 입단으로 유망주나 선수 수급이나 하는 위성리그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론 눈에 보이는 모습은 그렇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이 현상이 기형적으로 한국에 정착한 K리그의 구단 운영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에 의해서 슈퍼리그로 창설된 K리그는 급작스런 리그 시작으로 인해서 몇몇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의 투자로 인해서 그 규모가 서서히 커졌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구단의 운영은 전적으로 기업의 투자에만 의존해야 살아남는 상황으로 변모하였다. 해외리그의 경우 독일의 분데스리가도 모 기업이 지역과 유착하여 튼튼한 클럽을 만들고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과의 차이이자 본질적 문제는 축구 구단으로 수익을 내는 사업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축구구단에 투자하는 기업은 눈에 보이는 확실한 수익이 아닌 홍보효과로 어느 정도 투자 가치를 느끼고 있지만 선수 연봉 공개를 통해서 그러한 투자마저 줄이려 한다.

하지만 이명주 선수처럼 눈에 보이는 수익인 이적료가 지금과 같이 창출된다면 투자와 수익의 개념이 더욱 확실해 질것으로 보인다. 이명주 선수는 포철중-포철공고-영남대를 거친 포항의 유스 출신이기 때문이다. 또한 K리그는 지난 승부조작사건으로 인해 단계적으로 드래프트를 폐지하고 자유영입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그것은 지역에서 자란 지역의 유망주를 팀에서 활용하고 해외리그로 진출시키는순구조가 서서히 탄생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유망주는 아니고 종목도 축구는 아니지만 한화의 류현진선수처럼 구단에게 막대한 이득을 주고 관련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구단의 재정상황을 좋게 만들어 준 것이 그 예이다.


 


우수한 선수들의 해외리그 진출은 1990년대 중후반부터 지적되던 상황이다.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 고정운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선수들이 J리그로 떠나서 활약하였다. 물론 기량이 만개한 성인선수들의 진출이었지만 한국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 선수가 대학에서 J리그로 이적하고 국가대표팀에 승선 후 승승장구하자 상황은 급변했다. 국내 유망주들은 K리그를 거치지 않고 J리그로 향하게 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성공한 선수들도 있지만 오히려 J리그도 K리그도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하는 선수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거기에 K리그 각 구단에서 지역 정착으로 지역 유망주들에게 유학을 보내주고 유스팀으로 보호하며 성장할 수 있게끔 도와줌에도 드래프트의 좁은 문으로 인해 어린 선수들을 모두 수용하기가 힘들어지고 선수들에게는 거절하기 힘든 조건의 해외리그로 진출하는 선수 빼가기야 말로 정말 K리그에 도움이 안 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드래프트가 폐지되고 자유계약을 통해서 자신의 구단에서 키운 선수들을 제한 없이 계약하고 투자한 만큼 그 이상으로 돌려받는 수익 중심의 투자로 전환이 가능한 예가 되었다. 또한 수익을 순환시키기 위해서는 선수의 수출로 얻은 수익을 제반 시설 및 유망주 시설에 투자해야한다. 지금까지 생각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선수육성(투자) -> 자유계약으로 육성선수보호 -프로 선수 -해외리그 진출(수익)

 

이다. 하지만 타국에 선수만 대주는 위성리그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여전히 씻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K리그의 발전과 위상을 스스로 키워감으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간단하게 나타내면

 

현재의 성적을 유지 -리그 경쟁력 & 인프라 증가 -다양한 선수유입 -리그 관심 증가 -선수 처우개선 및 시장 확대 -기업 및 지자체의 투자 -리그규모가 커짐

 

으로 발전하여 선수들이 굳이 K리그를 떠날 이유가 없어지게 되고 각 구단에서는 유소년 시절부터 좋은 선수를 기르고 수급함에 따라서 구단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고 하나의 수익 사업으로서 지역사회에 공헌하며 K리그가 지역 유착을 통해 건전하게 뿌리내리고 하나의 문화 사업으로서 결실을 맺게 될 것으로 보인다.


흔히 위성리그의 대표적으로 드는 예시가 네덜란드의 리그이다. 네덜란드의 총인구가 1,600만 명이지만 대한민국은 총인구가 5,000만에 달한다. 이는 스페인의 총 인구보다 많은 수치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생적 리그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럽리그는 역사가 길고 국적을 초월한 팬들을 갖고 있는 만큼 선수 이적료외의 수익을 내기 어려우며 앞 서 언급한 방법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선수들의 유출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리고 수익에 매달린 기업이 선수들을 무자비하게 판매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대한축구연맹의 대응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출처 : http://news.korea.com/view/normalview.asp?cid=SP&scid=SP4&sn=52845463]

 

이명주 선수의 알 아인 진출은 K리그의 경쟁력과 리그 흥행을 떨어뜨릴 수 있는 불안요소의 폭발로 보이지만 되짚어보면, 구단의 입장으로서는 선수의 축구인생과 구단의 눈에 보이는 수익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를 보내는 것이다. 이는 구단의 보호아래 성장하여 구단의 이득을 주는 선수에게도 이득이며, 구단은 이와 같은 선수들을 길러낼 수 있게 재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구단에서 기르는 선수를 자신의 구단에서 거두는 방법은 현재 단계적으로 자유영입으로 전환되고 있는 K리그의 제도가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방법은 K리그 각 구단의 유스 시스템을 정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며 시, 도민 구단에서도 투자를 통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모든 구단이 규모나 크기는 연고지의 크기와 연고지역의 영향을 받을 것이므로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축구팀을 창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에 따르는 각종 부작용 혹은 편법이 등장하겠지만 이미 앞서나간 축구선진국들의 사례와 K리그 팬들 구단들의 의견을 들어 대한축구연맹의 현명한 대응이 있다면 오히려 리그의 부흥을 이끌 순환 구조의 시작이 될 중요한 사건으로 앞으로 언급 될 것이다.


물론 현 상황에서 개선해야 할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대중에게 리그가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야 하며 실력있는 신예나 돌아온 노장에 대한 대우도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친근한 리그가 되면 당연히 광고 효과와 직접적인 수익이 늘어날 것이며 긍정적 요소가 더욱 많이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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