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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생각/아님말고

만화를 실사화할 때 고려해야 할 몇가지

by anyJ 2016. 1. 5.

컴퓨터 그래픽(이하 "CG") 효과의 발달로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가 점점 무너지고 있다. 실제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상대배역이 공룡이거나 거대한 로봇인 경우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지구 재앙급 재난을 실제처럼 표현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20세기만 하더라도 위험한 장면이나 영화적 기법을 강화시키는 장치에 불과했던 CG가 주인공과 조연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CG담당 제작 회사는 파산하고 말았다.] 

 

 

 

영화의 표현적 제약이 사라지자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화 바람이 불고 있다. 애니메이션 대국으로 유명한 일본은 물론 세계 영화를 이끌어가는 미국과 인기 웹툰을 드라마, 영화 화로 성공을 거두는 한국까지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국가의 영상물에서는 흔한 일이다.

탄탄한 원작의 인기와 보증된 소재를 이용해서 상상 속의 만화를 실사화시키면서 기존의 팬들의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것이 이러한 작품들을 다루는 감독이나 작가들의 숙명이자 딜레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실사화 작업을 거치는데 고려해야 할 몇 가지는 무엇일까? 지극히 개인적으로 생각해봤다.

 

 

 

 

1. 인기보다는 등장인물이 입체적인 작품을 찾아라.

실사화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어느정도 대중적인 인기를 갖고 있기 마련이지만 굳이 인기작을 대상으로 삼지 않아도 된다. 실사화에 가장 큰 걸림 돌 중 하나는 만화를 현실로 옮겼을때의 괴리감을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슈퍼맨 영화나 최근에 흥행한 다크 나이트 같은 경우에도 슈퍼맨과 배트맨이라는 비현실적인 존재를 슈퍼맨 개인의 인간적인 고뇌를 주요 주제로 삼거나 고담이라는 도시를 재현하고 배트맨 시리즈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참고하여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설정으로 그 괴리를 많이 줄였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서 실사화가 유리한 작품들이 실사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실사화를 통해 입체적인 작품으로 거듭나거나 재해석되고 흥행을 거두게 된다면 이와 동반해 원작의 인기도가 올라가거나 주목을 끌게 되어 두 작품 모두 인지도가 상승하게 된다. 즉, 탄탄한 기반은 수많은 팬들을 가진 인기작이 아니라 원작의 탄탄함을 기반을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2. 실사화는 코스프레 역할극이 아니다.

흔히 실사화를 한다면 만화속의 등장 인물들과 실제 배우의 싱크로율(외향의 닮음)이 큰 화제가 되기도 한다. 물론 누구누구가 잘 어울릴 거다. 만화속에서 나온거 같이 생긴 이들이 하면 극이 더 의미를 가질수도 있다. 하지만 연기자가 배역을 이해하고 연기하지 않거나 닮은 외모와는 다르게 새로운 해석으로 변화를 준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연기력 논란을 피해 갈 수 없다. 이는 배우에게도 작품에게도 마이너스 요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캐릭터의 정체성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외형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기존의 팬들에겐 마이너스 요소일 것이다.

 

 

 

 

 

3. 원작을 똑같이 쫒아가지 말라.

가끔은 원작을 큰 흐름에 관계없이 너무 똑같이 따라가서 맥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유명작인 경우 작품의 팬들에 의해서 말그대로 "실사화"에만 투자한 경우가 종종있다. 이런 경우는 원작인 만화와 정면 비교가 되는 것은 물론이요. 이미 다 알고 보는 팬들에게는 지루함. 그리고 작품을 보기전에 원작을 보고 오는 영화팬의 경우에는 셀프 스포일러까지 겸하고 있다. 물론 영화 자체를 보고 판단하는 영화 팬들도 있을 것이긴 하다.

만화를 실사화로 옮기고 한정된 시간내에서 풀어내기 위해 화려하지 않은 장면들을 편집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게 영화내의 스토리 전달에 영향을 줘 불친절하고 어려운 작품으로 변질된 가능성이 높다.

 

 

 

4. 자연스러운 CG를 써라.

만화가 원작이라면 피해갈수 없는 것이 바로 CG의 사용이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들을 현실처럼 보이게 만들어 주는 장치인 CG는 과거에는 누가 봐도 알정도의 수준에 머물렀다면 현재의 CG는 정교하여 실제와 아님을 구분하기 힘들다. 하지만 등장인물에 대한 CG를 쓰자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제의 배우와 가상의 CG와의 대화도 자연스러워야 할 뿐더러 과도한 CG사용으로 화면이 정돈되지 않고 어지러움을 유발한다면 문제가 된다.

또한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에서도 과장된 CG를 사용하는 경우도 잦은데 관객단과 평론가들에게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만화 원작 작품들은 CG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려고 노력한 작품들이 많다.

 

 

 

만화의 실사화를 가로 막는 가장 큰 벽은 원작 팬의 입김도 아니고 현실화 할 수 없는 현상을 묘사하는 것도 아닌 다름아닌 작품의 완성도는 기본이요.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상업과 예술성의 적절한 조화라고 볼 수 있다. 즉, 만화를 현실로 끌고오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매우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움이 일부분 허용이 되는 경우도 있고 현실에 맞게 캐릭터들을 재해석하여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방법도 있다.

물론 위의 4가지 사항을 지킨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못된 실사화는 지속될 수 있는 원작만화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물론 영화만 살아남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영화와 원작 모두 살아남아 뒤이어 새로운 작품의 영감을 주거나 새로운 시리즈를 제작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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