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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Road/f(antasy) Road

[f(x) 2집 리뷰 –10- <完>] REW... 소녀에서 여인으로 그리고 성숙으로 가는 단계

by anyJ 2014. 5. 26.

지난 201307f(x)는 음악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며 세련미를 한껏 끌어올리고 외관적으론 파격적인 변신을 치르며 화려하게 정규 2“Pink Tape”를 공개한다.

멤버들 전부 성인이 된 그 시점에서 한국 걸 그룹 특유의 성인식콘셉트를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놀랄만한 방법인 Art Film을 선 공개하였고 내레이션과 앨범에 영어 문구를 넣음으로서 대중들이 “Pink Tape”음란마귀로 이해하지 않도록 적당히 유도하였다. 그리고 f(x)의 메인 이미지를 담당하는 크리스탈의 모습을 빨간 머리 앤이 연상되기 쉽도록 꾸며서 1집에서 동화에 빗대 자신을 표현하던 소녀의 모습을 이상적인삶을 사는 성인 여성 소설인 빨간 머리 앤에 비유하는 식으로 발전시켜 이들의 음악적 깊이와 콘셉트가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굉장히 많이 신경 썼다.

그런 와중에 f(x) 특유의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음운과 압운을 잃지 않고 더욱 세련되고 멋지면서 일관되게 살려냈다. SM이라는 거대한 기획사의 기획력과 더불어 f(x)의 완벽에 가까운 콘셉트 소화 능력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1집에서 아쉬움으로 지적했던 부분인 아티스트에 대한 아쉬움은 “Goodbye Summer” 작곡에 참여한 엠버로 인해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앨범의 콘셉트와 구성을 멤버들이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그녀들이 설명하는 20대 여성의 새로운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명확하게 하고는 있지만 빨간 머리 앤”, “20대가 꿈꾸는 이상적 사랑과 로망에 대한 언급은 그렇게까지 명확하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해석 자체가 필자의 무리한 해석일수도 있다. 하지만 동화에서 소설로 성숙해져가는 여자의 의식적 흐름이라고 보자면 그럴싸한 추론방법이다.

멤버들의 콘셉트를 계승하면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과 마냥 소녀일 것만 같던 f(x)에게 여성들이 꿈꾸는 앤 셜리같은 삶을 멋지게 대입시켜 앨범으로 표현하고 그 사운드도 전작과 같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아주 멋지게 “Pink Tape”에 담았다.

 

 

왜 앨범 제목이 “Pink Tape”인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데뷔곡부터 정규2집까지 f(x)Pink를 지속적으로 이용해오긴 했었다. 데뷔곡부터 “Pink Car”를 타고 등장하고 정규 1Repackage 앨범인 “Hot Summer”에서는 “Pink Tank”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번 정규 2집은 아예 “Pink Tape”이라는 이름을 앨범 제목으로 내세웠다.

Pink19세기만 하더라도 여성의 색이라기 보단 남성의 색으로 인지하였고 오히려 파란색을 여성의 색으로 인지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두 색이 대표하는 성별이 뒤바뀌었고 그로 인해서 인지 Pink는 어느덧 동성애자를 나타내는 상징처럼 되어버렸다. 그로인해 "Pink Tape" 앨범을 동성애적 시각으로 해석하려는 사람들도 있고 f(x) 특유의 생소한 단어 선택으로 그 방향으로도 해석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거기에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엠버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조금 더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번 앨범에서 양성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모두 표현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싶다. 데뷔곡인 "La chA Ta"도 남녀노소 즐겁게 노는 장면이고 "Hot Summer"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이번 "Pink Tape"는 “빨간 머리 앤에서 따온 듯 한 콘셉트도 앤과 길버트의 이어지지 않을 듯 이어지는 사랑을 묘사하고 길버트도 그 사랑으로 인해 굉장히 괴로워했듯이 앤도 “Pink Tape”의 화자도 정말 괴로워했다.

사실 빨간 머리에서 바로 따온 “Red Tape”라고 하면 노골적인 19금이 떠오르고 녹색 지붕의 집에서 따온 “Green Tape”라고 하면 환경과 관련된 비디오 혹은 환경보호구역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기존에 f(x)가 은연중에 계속 써온 “Pink”를 따온다면 빨간색에 가까운 색이면서도 걸 그룹의 예쁨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f(x)2집은 지난 1집과 마찬가지로 그냥 듣기에도 부담이 없다. 노래를 듣고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20대 여성들이 느끼는 사랑에 대해 알 수 있고 또한 이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들을 보며 눈이 즐겁고 그에 만족할 수도 있다. 편히 즐기기에 부담 없지만 이렇게 이들이 전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뇌를 하는 것도 꽤 즐겁다. 사실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고 많은 자료들을 필요로 할지도 모르는 활동이지만 이렇게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고 f(x)의 작업과정이나 이들을 프로듀스하는 사람들의 생각 등을 거슬러 올라가면 SM이라는 기획사의 능력과 그것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f(x)의 엄청난 노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빅토리아와 엠버의 콘셉트를 빨간 머리 앤의 등장인물에 맞추다 보면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대입되는 부분은 많이 아쉽다. 이를 SM에서도 인지해서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영원한 인기를 누리는 미인과 속시원하게 맘에 담긴 이야기 해주는 독설가 같은 긍정적 이미지만 대입시켰고 작품 내에서도 그렇게 표현했다.

 

 

"Pink Tape"는 굉장히 잘 만든 앨범이다. 지난 1집과는 다르게 "Art Film" 내레이션과 앨범에서 내놓은 영어문구 그리고 멤버들의 이미지 변신까지 한데 어우러지게 만들어 산만함을 줄였다. 멜로디 라인과 음악적 완성도 그리고 앨범 전체를 감싸는 스토리 노래하는 가수들의 뛰어난 비쥬얼까지 걸그룹이 낼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부담스럽지 않게 꽉꽉 눌러 담았다.


팬이라는 애정이 없이는 f(x)의 약간 복잡한 전달방식에 난색을 표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점이 평론가들과 힙스터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복잡함 없이 음악만을 즐기기에도 이들의 음악은 충분히 대중적이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준 f(x) 멤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고 대중들도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철저한 기획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좋아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 행복감을 느끼며 이 글을 마치겠다.




-f(x) 2집 "Pink Tape"리뷰 시리즈-

 

[f(x) 2집 리뷰 –01-] 성숙한 성장이란 무엇인가? 그 위대한 도전

[f(x) 2집 리뷰 –02-] 00:00 나는 로맨틱한 사랑을 꿈꾼다.

[f(x) 2집 리뷰 –03-] 02:03 사랑은 아프고 남는다.

[f(x) 2집 리뷰 –04-] Pause! 예쁜 Pink Tape로구나

[f(x) 2집 리뷰 –05-] 05:21 첫 사랑니 (Rum Pum Pum Pum)

[f(x) 2집 리뷰 –06-] 08:40 미행 (그림자; Shadow)

[f(x) 2집 리뷰 –07-] 12:12 Playing... Pink Tape

[f(x) 2집 리뷰 –08-] 46:27 왜 빨간 머리 앤인가?

[f(x) 2집 리뷰 –09-] STOP. 마치 소설 속의 인물들처럼

 

[f(x) 2집 리뷰 –10- <完>] REW... 소녀에서 여인으로 그리고 성숙으로 가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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